[석모도 당일치기 여행]

​​​진록의 잎사귀가 서서히 붉게 물들어 가는 시점! 춥지도 덥지도 않은 쾌적한 살랑 바람이 겨드랑이를 간지럽히는 이 시기는 사계절을 통틀어 여행의 적기가 아니겠느뇨? 늘 이맘때가 다가오면 여행의 욕구가 미친듯이 샘솟는다. (여행의 욕구뿐만 아니라 식욕도 샘솟는 건 비밀..ㅋ) 국내든 해외든 물불 안가리고 어디든 뛰쳐나가고 싶은 이거슨 나만의 본능.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닷!!!

추석연휴의 연장으로 갑자기 쉬게 된 금요일. 회사에서 미리 통보해 줬으면 좋았으련만. 우씽.... 간만에 찾아온 공짜 휴일을 달콤한 늦잠자기 혹은 까페에서 독서하기 등으로 보내고 싶지 않았다. 무엇보다 날씨가 기가막히게 좋았으니까.

문득 홀로 석모도에서 한껏 가을의 정취를 만끽했던 2년 전 이맘때가 떠올랐다. 참 기분 좋았던 그 때를 회상하니 다시 방문하고 싶어졌다. 2년 동안 얼마나 바뀌었고 무엇이 그대로인지 궁금해졌다. 무엇보다도 석모도의 가을은 끝내주니까.


예전에는 집 앞에서 강화도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했었는데 곳곳마다 정차하는 덕에 강화버스터미널까지 도착하는데 무려 1시간 반이나 걸렸다. 허나! 지금은 신촌에서부터 시작하여 김포 한강로사거리를 거쳐 강화로 가는 광역버스가 생겼다. 덕분에 강화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삽십분이나 줄었다.

강화버스터미널에 도착하면, 밖으로 나갈 필요없이 석모도로 가는 외포리선착장 행 버스를 탑승한다. 터미널 안에 강화관광안내소가 있으니 그곳에 문의하면 외포리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를 소개시켜준다. 이날 나는 2:30분 31번 버스 탑승. 석모도까지는 대략 20분 소요.  

외포리 선착장까지 가는 길, 창 밖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는 대한민국의 흔하디 흔한 논밭의 풍경은 언제나 정겹고 따스하다. 황금색으로 무르익을 쯤이면 더욱 빛나겠지? 그 때 한 번 더 방문해야겠뜸. ㅋㅋ​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함. 차부마트 앞에서 내려준다. 터미널로 다시 돌아갈 때에도 차부마트 앞에서 탑승하면 됨. 쉽죠잉​


 

정류장을 벗어나 대로변으로 나아가 강화도 새우젓 전광판을 찾아보아요. 외포리 선착장이 근처에 있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새우젓 전광판은 여전하다. 그 사이에 까페와 편의점 등이 새롭게 생겨나고 도로가 확장되었구나.


 

석모도로 들어가려면 배를 승선해야되고 티켓도 구입해야 함. 가격은 1인 왕복 2000원! 승용차를 가지고 갈 경우에는 16000원. 워낙 석모도로 진입하려는 차가 많아 복잡하긴 하지만 규모가 작은 석모도를 구석 구석 둘러보려면 시간과 비용 절약상 승용차를 갖고 가는 편이 나을수도 있다. 석모도 안에 마을 버스가 있긴 하지만 정차간격이 꽤 길기에...  


차가 없는 관계로 유람선을 편히 승선!


명절 전, 게다가 평일에 방문했더니 사람이 정말 없다.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출바알.


페리가 작동하면 새우깡이 절로 떨어질 줄 알았더냐. 갈매기들이 저돌적이다. 미안하지만 없다... ㅋㅋ ​​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까지는 1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가까운 석모도, 지금 한창 강화와 석모도를 잇는 대교가 건설 중이다. 2017년 완공 예정이라고 하니 앞으로 석모도와 강화를 오고가는 유람선은 추억 속으로 사라지겠지. ㅠㅠ

석모도에 가볼 곳이 많긴 하지만, 오늘 만큼은 익숙한 코스를 또다시 밟으련다. 보문사 방문하기!!

석모도의 석포리 선착장에 내리면 보문사행 버스를 탑승할 수 있는 정류장이 하나 있다. 그 옆의 티켓부스에서 버스티켓도 사야함. 가격은 편도 1200원. 신용카드 결제 안됨. 버스 안에 교통카드 기능 없음. 무조건 현금 적당량 챙겨가서 티켓 구입하기! 이거슨 2년 전이나 지금이나...ㅎㅎㅎ 여러 버스가 있으니 반드시 버스기사님에게 행선지를 확인할 것.  


15-20여분간 열심히 달리다 보면 보문사 입구 앞에서 버스 정차. 강화로 가는 선착장으로 갈 때에도 이곳에서 탑승하면 됨. 선착장으로 돌아가는 버스시간은 티켓을 판매하는 할머니께 반드시 여쭤보자. 6:30pm이 막차! ​


보문사로 열심히 열심히 올라갑니다. ​


보문사는 입장료가 있어요. 2000원. 경사가 무지막지하게 높으니 각오 단단히 할 것.


보문사의 입구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는 이곳. ​의 이름을 까먹었다..ㅋㅋ


천년역사의 사찰 보문사에 드디어! 오랜만이구나~​


정말 푸르른 가을 하늘. 으히히.


사실 보문사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마애석불좌상이 있는 곳! 산과 바다를 함께 공유하고 있는 석모도의 멋진 모습을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는 곳. 그곳에 가려면 위의 '소원이 이루어지는 길'을 거쳐야 한다. 역시 공짜는 없다. 이제부터 고난의? 시작. ​


오르고 또 올랐으나 아직 멀었다. -_- 평소 스쿼트를 조금씩 했기에 망정이지.. ㅋㅋ 힘들었지만 버틸만 했다. (이날 니트를 입고온 건 내 실수)


한참을 오르니 소원지가 잔뜩 달린 전망대가 나온다. 이곳을 방문한 사람들이 어떤 소원들을 갖고 있는지 궁금. 아니 이게 중요한게 아니야. 더 올라가야해. 조금만 더!!


올라온 계단을 보면 아찔하지만, 조금만 눈을 돌려보면​ 시야가 탁 트인다. 


드디어 나왔다. 내가 보고 싶어했던 그 풍경^^ 캬아~~~


이것을 보려면 400여개의 계단을 올라야함. ㅋㅋㅋ 넋놓고 바라보길 한참. 역광이라 사진을 찍어도 이렇게 밖에 나오지 않으니 속상. 그러니 눈으로 직접 봐야합니다.


아름다운 풍경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에 독서를 즐기고 싶었징. 버스터미널에서 산 2000원짜리 떡 한팩을 오물조물 씹으며 집에서 내려온 아메리카노를 홀짝홀짝. 바닷물이 빠지는 광경을 바라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독서의 시간도 갖다. 모든걸 다 이루었다.ㅋㅋㅋㅋㅋㅋㅋ ​


이렇게 해는 뉘엿뉘엿 져가고. 표면위로 드러난 갯벌의 모습도 매력적이고.


그렇게 이곳에 한참을 머물러 있었다. 집에가기 싫었다. ​


아침에 급하게 모카포트로 대충 내려온 아메리카노도 꿀맛이었구.  ​


이제는 떠나야 할 시간. 



해질녘까지 아쉽지 않게 보냈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사람이 없다. ​ㅋㅋㅋ

시간은 저녁 6시. 나물파시는 할머니들도 사라졌다. ​내 마음이 급해진다. 둑흔둑흔.


버스매표소에서 티켓을 사고, 할머니한테 슬쩍 버스시간을 여쭈니, 6:30분이 막차라고. 이 때 시간 6시, 다행이다 버스는 안끊겼다. 30분이나 기다려야 했지만 괜찮다. 좀만 늦었으면 섬에 갇힐 뻔 했자나. ㅋㅋ ​


덕분에 일몰 광경은 끝내주게 감상할 수 있게 되었으니. ​


석포리 선착장행 버스를 타고 하차. 강화도로 들어가는 선편은 저녁 9시까지. ​


간발의 차로 배를 놓쳐 20분을 더 기다려야 하는 상황. 나야 석모도에 더 머무를 수 있어서 좋았지만, 섬은 해가 무섭도록 빨리 진다는 사실은 미처 몰랐다.. ​


배를 타러 갈 때에는 이미 깜깜한 저녁. ​좀만 늦었으면 정말 무서울뻔 ㅎㄷㄷ;;


강화로 나가는 승객은 나와 앞서가는 아저씨 단 둘 뿐.​


이렇게 석모도에서의 하루가 끝이 났다. 오늘처럼 여유있게 보문사를 즐길 수 있었던 이유는 평일인데다가 명절연휴 바로 전날이기 때문에! 평소 관광객 많은 보문사에서 이런 호사를 언제쯤 또다시 누릴 수 있으려나?  

날이 추워지기 전에 한 번 더 방문하기로 다짐하고. 안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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