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한 일요일, 랩탑과 책과 노트 등등을 가방속에 구겨넣고 백석역 스타벅스로 향하고 있었다.
그런데, 햇살이 얼마나 따사로왔던지, 봄의 기운이 충만한 잉여로운 일요일 하루를
까페에 쳐박혀 보내자니 몸이 너무 근질근질했다.
결국 백석역으로 가는 도중 나의 목적지를 급 변경.
평소에 가고자 했으나 너무나도 멀게만 느껴졌던 중남미 문화원으로 고고.

가는방법은 다소 복잡했다. 네이버지도를 의존했더니만 크게 낭패를 보았음...

중남미문화원 하차 정류장은 고양동시장.

네이버 지도로는 삼송역 4번 출구로 나와서 330, 703, 52 버스를 찾아 탑승하라고 안내했으나
노선이 바뀌었는지 4번 출구앞에서 고양동시장으로 가는 버스는 단 한대도 없었다.

받은 팜플렛에 적혀있던 찾아오는 길을 적어본다. 이게 맞을것 같음.... -_-

서울지역
-지하철 3호선 삼송역 하차(8번 출구)
-통일로 방면에서 333, 330, 703 승차
- 고양동 시장앞 하차
- 중남미문화원 이정표를 따라 쭉 걷기.

일산지역에서
- 지하철 3호선 화정역 하차(3번 출구)
- 덕양구청버스정류장에서 850, 85, 85-1 승차
- 고양동 시장앞 하차
- 중남미문화원 이정표를 따라 쭉 걷기.


참 많이 돌고 돌았다. 
네이버 지도가 엉뚱하게 알려주는 바람에 헛걸음 했다 싶어 삼송역까지 와서 발길을 돌리려 했으나,
이대로 집에 가면 지는 기분이 들었음. 엄청 성질났음. 가방은 무거워 죽겠고 ㅋㅋ 
아무리 검색해도 똑같은 결과만 내뱉는 네이버 지도.

근처 원흥역쪽으로는 고양동시장행 버스가 많지 않을까 싶어 원흥행 버스를 탑승함.  
그러나 내 목적지와는 정 반대로 향하는 종점으로 가는 나의 버스. ㅎㅎㅎㅎ
그래도 다행인 것은, 종점근처에 한국지역난방공사 앞 마을버스 정류장에서
고양동시장으로 바로 가는 330번 버스를 탑승할 수 있었다.


여차여차해서 도착한 고양동시장 정류장.
일산에만 7년을 있어봤지만 같은 고양시라고 하기에
너무나도 다른 모습을 갖고 있는 고양동.
자로 잰 듯한 반듯한 도로와 즐비하게 늘어선 건물만 보다
오랜만에 동네다운 동네를 보는 기분이 남달랐다.
곳곳에 있는 가게와 분식점, 옛굴림체의 간판까지,
기분좋게 어린시절을 추억하며 중남미 문화원으로 향했다.  


한참을 걷고 걸어 언덕을 오르니 저 멀리 중남미 문화원이 보인다. 아주 아담하게.


중남미문화원 관람시간(연중무휴)
11월~3월(오전 10시 ~ 오후 5시)
4월~10월(오전 10 ~ 오후 6시)
폐장시간 1시간 전까지 입장가능하답니다.


중남미 문화원장이신 이복형 선생님은 30년간 중남미의 외교관 생활을 지내신 분이라고 함..
부인인 홍갑표 여사가 문화원에 건립에 중대한 역할을 하셨다고!
박물관과 전시관에 있는 수많은 중남미 문화재들을 보면
개인이 수집했다고 보기에 너무나도 방대하고 휘황찬란하다.
아마도 중남미에 대한 사랑과 열정이 없었으면 이루지 못할 업적이 아닐까 싶음..
아직도 80이 넘은 이 노부부가 문화원을 직접 매일같이 관리하신다고 하니^^
상당한 애착이 아니고서야... 


 아시아 유일의 중남미문화원이랍니다.


입장료는 5500원... 카드결제 가능함 ㅋㅋ


대략의 구조


곳곳에 전시돼 있는 조각상.  


멕시코의 여인들


박물관 내부는 촬영할 수 없다. ㅠ
아스텍, 마야, 잉카 문명 등으로 분류하여 여러 유물이 전시 돼있음.
좀 아쉬웠던건 유물에 대한 시대적 혹은 기원에 대한 딱딱한 교과서적인 설명만이.... 
남미여행을 다녀온 뒤로 남미문화에 급 관심을 갖게 된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듯 ㅎㅎ
유물에 얽힌 역사적인 일화를 재밌게 구성해서 디스플레이 했어도 좋지 않았을까 싶음. 
대만 타이동의 덕기양행 박물관을 너무 인상깊에 본지라. ㅎㅎ 

이 박물관 안에 빠에야란 고급 레스토랑이 있는 듯 함.
평일에만 운영되고 필수 예약제라고 하네요.


소규모인 만큼, 시설 어느 하나라도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 


미술관, 다양한 국가의 미술품을 관람할 수 있으나 주로 현대미술 위주. 
기념품가게도 있음! 페루와 볼리비아에서 보았던 팔찌와 가방까지...ㅎㅎ
다소 비싼게 흠... 너너너무 비쌈. ㅎㅎ 


연구소, 뭐하는 곳인가...... 직원들만 출입 가능하다고.


문화원내의 모든 벤치는 정교한 예술품 같음 


 페루에서 실컷 봤던 라마가 대한민국에 떡하니. ㅎㅎ


이것은 무엇이냐... 모르겠음 ㅠㅠ 설명문이 없었으요.
전반적으로 태양을 신으로 숭배했던 중남미의 역사를 반영하는듯?
태양의 기운이 한껏 뿜어져 나오는 듯 함. 으윽... 


식민주의와 종교의 관계.


조각공원


박물관 내의 빠에야란 고급식당이 평일에만 운영하는 대신에
주말에만 운영하는 '따꼬'라는 작은 레스토랑이 있다.
저렴한 가격대의 (2500-3000원) 여러 종류의 커피와 차가 있으며
식사류로는 단 두종류, 께사디야와 아람브레가 있다.
께사디야는 돼지고기, 아람브레는 소고기?


 레몬그라스차, 아람브레, 나쵸까지.
작은 또띠야에 담백하게 간한 잘게 썰린 소고기와 야채와 모짜렐라치즈가 사르르.
맛은... 건강한 맛. ㅎㅎ


 2500원짜리 레몬차일 뿐인데.. 에스빠뇰이 :-)
Te de Limon 레몬차..
아람브레에 차까지... 좋구만  ㅎㅎ


종교 전시관


낙엽 떨어진 겨울 끝자락에 방문해서 그런지, 사람도 많이 없고 썰렁했으나, 
꽃피는 봄에, 초록잎이 무성한 여름에, 붉은 단풍이 무르익는 가을에 방문하면 참 좋을것 같다.
계절별로 한번 씩 더 방문해봐야겠다. 다음번엔 길 헤메지 않겠징?.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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