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박 5일의 일정, 즉 총 여행은 3일이었단 말씀.
구체적인 여행계획을 세웠느냐? 노노.

지난 몇 달간 여러 일들로 인한
극도의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에서 ㅋㅋㅋㅋㅋ
구체적인 여행경로와 철두철미한 시간표를 짤 수가 없었다.
진심 그런 곳에 에너지를 쓸 정신적인 여유가 없었기에

빡빡한 여행스타일을 이번에는 지양하기로 결정.
즉흥적으로 온 여행인 만큼 몸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프리~~하게.

앙코르 유적지의 경우 코스를 어떻게 얼마나 심도 있게 둘러보느냐에 따라
최소 2박 3일부터 일주일 혹은 그 이상, 기간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다.
딱히 이용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버스나 지하철)이 없기에,
기사를 고용하여 승용차나 VAN 등을 이용하는 분도 있고,
아무래도 가장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주요 이동수단은 툭툭이지 않을까 싶다.


보통 여행하시는 분들은 툭툭기사를 고용하여 전 일정을 맡기는 경우가 다반사,
아예 한국에서부터 여행까페나 태사랑 홈페이지에 잘 알려진, 믿음직스러운 툭툭기사를 미리 컨택해서
공항픽업부터 샌딩까지 풀코스로 예약하고 가는 분들도 많다.
혹은 한인게스트하우스를 통해 툭툭 예약을 부탁할 수도 있고.

나처럼 계획성이 없는 사람은 현지에서 컨택해도 크게 문제 없다고 봄.
물론, 그 기사가 얼마나 신뢰가 가는지, 성실한지, 검증은 할 수 없다는 사실ㅋㅋ
길가를 조금만 걸어 다녀도, 수도 없는 툭툭기사가 '헬로우 툭툭' 하면서 말을 걸어온다는 것,
여행말미에선 '헬로우 툭툭'이란 단어에 노이로제 걸릴 듯 했음.  ㅋㅋ


사실, 씨엠립에 도착하면,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진풍경은,
도로변에 무질서하게 다니는 툭툭과 오토바이다.
셀 수 없을 만큼?의 툭툭이 거리 곳곳을 점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부르는 게 값인 툭툭비용은 탈 때마다 매번 흥정해야 한다.
달러사용이 가능한 씨엠립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최소 화폐단위는 1$.

이 말은 달러환전 할때, 최소 1$부터 환전하기에 기본적으로 관광객 입장에서 쓰게 되는 소액이 1$라는 이야기,
만약 50센트짜리 넉넉히 있으면 챙겨가도 도움이 되겠다. 50센트 단위로 흥정할 때 딱일 듯! ㅋㅋ

아무리 가까운 거리도 1$를 외치는 툭툭 기사들, 조금만 멀다 싶으면 2$나 3$ 부르는 건 기본.
정말 이곳 저곳 알차게 둘러볼 계획이라면, 차라리 툭툭기사를 하루 고용하는 편이 나을 수 있다.

하루 툭툭 비용은 10-15$ 사이. 흥정하기 마련


내가 묵은 글로리아앙코르호텔 앞에는, 호텔에서 제공하는 툭툭 서비스로 항시 항상 기사들이 대기중이다.
호텔에 소속되어 일하는 기사들인 만큼, 믿을 수 있고 안전할 것 같기도 해서
 이들 중 한 명을 컨택해서 내 첫날 일정을 맡겼다.


그의 이름은 NASA. 1982년생으로, 아이 둘의 가장!
운전뿐만 아니라, 앙코르와트 역사에 대해 설명해 주겠다고 자진해서 함께 흔쾌히 나서준 친구.
홀로 온 내가 안쓰러웠는지, 남는 게 사진이라며 내 카메라로도,
본인 휴대폰으로도 수많은 사진을 찍어주기도 하고. 사진 찍는 앵글이 예술이다. ㅋㅋ
카카오톡이 없어 ID를 만들어 줬다. 한국에 돌아가면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주겠노라고 ㅋㅋ

이름: Nasa
카카오톡 ID: nasa7755

급히 여행 오느라, 카메라 케이블과 SD카드를 죄다 한국에 놓고 왔는데,
NASA덕택에 다 구매할 수 있었다.
앙코르왓트 주변 가게에 SD카드 2기가가 무려 20$
터무니 없는 가격에 가게 주인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안샀더니
햇빛에 홀로그램이 노랗게 바랜 카드를 내밀더니 18$ 달란다.
관광객이 호구긴 호구인가보다. 안사!ㅋㅋㅋ

관광객을 돈으로 보는 이들에게 신물이 난다고 nasa에게 솔직히 얘기했더니
앙코르왓트에서 나와 시내의 어느 가게로 나를 데려간다.
디지털 기기 및 부속품을 전문으로 파는 가게였다.

그곳의 SD카드는 상태도 훨씬 좋아보였고 그곳에서 16기가짜리 SD를 30$에 구매.
흥정을 시도했으나 씨알도 안먹힘 ㅋㅋㅋ 안사면 아쉬운 사람은 아저씨가 아닌 나니까. ㅋㅋ
아저씨 말로는, 캄보디아에 짝퉁 SD가 많아서 구매했다가 사진 날려먹은 사람이 한둘이 아니라고.
정품이니 믿고 사라고 하심. ㅎㅎ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한국에선 만원이면 사는 것을 ㅠㅠ

그리고 카메라케이블!

참 정신이 없었나보다. USB포트만 챙기고 가장 중요한 충전 케이블을 깜박했다 -_-.
Nasa는 갤럭시노트 유저, 갤럭시케이블과 내 카메라케이블이 동일함을 설명하고,
Charger말고 케이블을 파는 곳으로 안내해달라고 부탁.

돈에 민감?한 나를 파악하고, 휴대폰가게에 들어가서 점원에게 케이블 저렴하게 달라고 먼저 부탁하더라.
진짜 도둑놈인 상인들 많아서 케이블 하나에 10$ 부르는 건 예삿일도 아닐 것이다.
나사 덕택에 케이블 2$에 구매. 얼마나 고마운지 ㅠ

여하튼 순수한 친구다. 가이드도 잘한다.
역사에 대해 설명하다가도 좀 막히면, 잘 모르겠다는 솔직함도 보이고,
최선을 다해 앙코르 역사를 알려주려는 모습이 굿굿!
툭툭기사말고 가이드 라이센스 따는 게 어떻겠냐고 했더니,

가이드 라이센스 취득하려면
 고등학교 졸업에 등록비만 3,000$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나사의 얼굴에 그늘이 드리운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3,000$도 없는 나사에게는 꿈만 같은 이야기.
캄보디아 1인당 GDP가 1,100$인데말야. 나라가 미치고 세상이 미쳐가는지..

자진해서 내 옆을 붙어 다니며 역사이야기를 조잘거리는 나사,
차디찬 현실을 마주하고 있지만, 포기하지 않고 꿈을 그리고 있다. 
진심으로 응원한다.

여행을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꾸지만,
기회가 되면 오토바이와 맨몸 하나로
캄보디아 전역을 돌아다니고 싶다고 한다.

카톡으로 소식을 전해왔다.
게스트와 함께 씨엠립 북쪽을 여행 중이라고
기회가 되면 안내해주겠다고 한다.
다시 한 번 방문해달라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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