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725 [Taiwan] 타이동 야시장

 

대만의 어느 동네건,

야시장은 그들의 문화고 그들의 일상.

타이동에 와서도

당연하듯 방문한 야시장

남단이라 그런지

시골인심도 넉넉하고

열대과일도 먹을거리도 풍부하고

가격도 착하고 쩜쩜쩜

세상의 때가 좀 덜 탄듯한

순수한 시장의 모습이

한가득 느껴졌다.

 

 

 

 

 

 

 

 

 

 

 

 

 

 

 

 

 

 

소청과 이인커플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이들을 기다리며 앉을 곳이 마땅찮아 어쩔 수 없이 시켜 먹은 국수 한 사발.

돼지내장에, 각종 고기가 잔뜩 들은 이 국수를,

나는 한사코 거절하며 로찌언니에게 양보했다. ㅎㅎ

 

 

로찌언니는, 참으로 명랑하다. 밝다.

함께하는 일주일 내내 그녀는 단 한 순간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어머니의 대장암 말기 소식,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 기약 없는 공무원 준비,

 몸이 남아나지 않을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해야만 하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같은게 뭐라고 가족마냥 챙겨주고 신경써주냔 말이다.

 

국수를 먹는 언니를 지켜보며

이제껏 차마 말하지 못한 마음속에 있는 말을 꺼냈다.

 고맙다고,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그렇게 마냥 밝았던 언니의 두 눈에서는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리고 국수를 다부지게 씹으며

목구멍으로 연신 꾸역꾸역 넘긴다.

다 잘 될 거라면서..

 

아직 채 무르익지도 않은,

온실 안의 화초마냥 풋내나는 내 인생사가,

그녀 앞에서 겸손히 고개를 숙인다.

내가 그녀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녀를 '공감'해주는 것 밖에는...

 

국수 사진을 보니, 오늘따라 그녀가 많이 그립다.

씩씩하게 잘지내고 있지욜??

 

보고싶다. 유미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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