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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여행기 #07 멕시코시티 - 과달루페 대성당(Basilica de Guadalupe, Mexico City)

mskyung 2015. 8. 11. 02:03

멕시코 여행기 #07 멕시코시티 - 과달루페 대성당(Basilica de Guadalupe, Mexico City)

 

오전 늦게 테오티우아칸을 다녀오고 북부터미널에 도착하고나니 오후 3시가 훌쩍 넘어있었다. 오늘의 남은 일정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카톨릭의 성지 과달루페 대성당 방문! 해가 진 이후에는 최대한 멕시코시티 시내를 돌아다니지 않는다는 철칙 하에, 내게 주어진 시간 동안 방문할 수 있는 곳이 어디있을까 연구해보니, 과달루페 대성당이 터미널과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발견!

 

과달루페 대성당이 있는 지하철역은 La Villa - Basilica(라 비야 바실리까) 레드라인 6호선!

 

사실 이곳은 지하철역 노선으로만 봐도, 소나로사나 소깔로 같은 중심지에서 꽤나 멀어보인다(지하철 구간이 얼마 안되는 것 같지만, 환승구간이 길고 배낭여행 중에는 체력이 평소와 같지 못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멕시코시티의 2박 3일이란 짧은 일정을 고려할 때, 되도록이면 간단한 동선에 많은 곳을 두루 다니는 것이 시간과 에너지를 아낄수 있는 좋은 방법일 수도 있다! 그리하여 터미널에 있는 김에 과달루페 성당으로 바로 가기로 결정! 테오티우아칸의 방문으로 이미 몸은 녹초였으나, 그래도 가야만 한다. 나는 곧 멕시코시티를 떠나야 하니까!

 

La Villa-Basilica 지하철역 바깥으로 성모상등을 비롯한 각종 종교적인 용품들을 파는 가게가 즐비하다. 공장에서 찍어낸듯 비슷한 형상의 성모상들이 일렬로 놓여져 있는 모습이 조금은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ㅎㄷㄷ

 

 

큰 도로변으로 나와 우측으로 과달루페 구성당이 보인다.

 

 

관람비는 따로 없다. 광장위에 드러난 구성당의 위엄!

 

 

이곳은 과달루페 성당의 신식건물. 1976년에 완공됐다. 동시 만여명 정도 수용이 가능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한다

 

성당 광장에 있는 시계탑. 시계탑 뒤쪽 지하에 관리 잘 된 공중화장실이 있음. 역시나 공짜는 없다. 5페소~!

 

 

과달루페 대성당의 포토존은 아마도 과달루페 신식성당과 구성당을 한꺼번에 바라볼 수 있는 시계탑 앞이 아닐까? 구성당 건물이 피사의 사탑보다 더욱 기울어져 있다고 한다. 왠지 톡 건들면 앞으로 쏟아질 것만 같아 ㅎㅎ  구성당에 원래 과달루페 성모의 성화가 보관되었는데 구성당이 호수를 메워 건립한 것이라 지반이 약해지면서 성당이 기울어졌다고 한다. 이로인해 성화를 모실 새로운 성당이 탄생하게 됨. 이런 곳에서 원근감을 이용한 커플샷을 찍으면 매우 멋지겠다, 잠시 생각했지만, 그순간 나는 혼자였다. 그저 상상만 했다. 외로웠다. ㅋㅋㅋㅋ

 

  

이렇게 정면으로 봤을 땐 그 기울기가 전혀 인식이 안되는데... ㅎㅎ 신기하다.

 

 

각종 이정표, 스페니쉬.. 어렵다 ㅠ 영문은 없나효?

 

 

신식성당 내부! 저멀리 과달루페 성모 성화가 보인다. 지하쪽에 이 성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무빙워크가 있다고는 하는데 그냥 난 피곤하다. 안가 안갈래... 패쑤...ㅋㅋ 미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좌석에 앉아있다. 기도하는 이들도 있고, 구경하러 왔다가 땀 식힐겸 잠시 쉬는 사람도 있고.. 조용하고 거룩한 분위기 속에서, 나와 같은 떠돌이?가 편히 쉴 수 있도록 자리를 내어준 멕시코의 성당 관계자 여러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꾸벅(_ _).

나같은 여행자도 많지만 이렇게 조용히 말씀을 정독하는 사람도 종종 있고! 성당이 주는 평온함은 매력적이다.

 


신식성당과 구성당 사잇길을 오르다 보면 과달루페 성모마리아의 발현지인 테페약(Tepeyac)언덕으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이 좀 많다 ㅋㅋㅋ체력의 한계가 ㅠㅠ 역사 책에서만 읽어봤던 갈색 피부의 성모마리아를 직접 만나러 힘들지만 열심히 고고! 카톨릭 교황청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몇 안되는 성모발현중 하나가 바로 멕시코의 과달루페라고 하니!

 

 

테페약 언덕 위의 또 다른 성당! 과달루페 성모를 위한 또다른 성당이다.

 

원본은 새성당에 있지만..사본이라도 이렇게라도 가까이서 볼란다.. 아 이분이시구나!! ㅎㅎ

 

과달루페 성모발현의 진위를 두고 여러 이야기가 있다. 카톨릭의 공식 입장에 대해 간략히 요약하면, 1531년에 원주민 후안 디에고가 테페약 언덕(Tepeyac)에서 성모의 발현을 세 번이나 경험했고, 마리아가 자신을 공경하라는 의미로 그에게 테페약언덕 위에 성당을 지을 것을 명했다는 것! 이러한 성모의 발현을 디에고는 재차 수마라가 주교에게 찾아가서 설명했으나 주교는 믿지 않았고, 마리아는 주교를 설득할 증거를 디에고에게 주려고, 디에고에게 그가 걸치고 있던 틸마에 장미꽃을 싸서 수마라가에게 보여주라고 지시한다. 디에고가 그 망토를 갖고 주교 앞에서 펼쳤을 때, 마리아의 성화가 망토에 새겨져 있었고 그것을 본 주교가 그때서야 성모의 발현을 인정했다는 훈훈한 스토리. 이때의 성화가 현재 새로운 성당에 전시되어 있다.

또 다른 이야기로, 멕시코, 인종과 문화의 용광로란 책에서 본 내용은 참으로 흥미로웠다. 스페인이 멕시코를 침략한 후에 원주민들을 카톨릭으로 개종시키려고 여러 가지 수단을 총동원했다. 원주민들이 가진 신화와 종교가 매우 독자적이었기 때문에 이들의 개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멕시코의 과달루페 성모는 스페인의 과달루페 성모와 동일한 존재이다. 과달루페란 단어의 어원은 스페인의 엑스트레마두라(Extremadura) 지방에 흐르는 강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뜻은 '검은 바닥을 흐르는 강'인데 이때문에 과달루페 성모의 성화를 보면 거무스름한 피부를 갖고 있다. 멕시코 침략 당시 스페인 원정대의 우두머리인 에르난 코르테스는 자신이 극진히 섬겼던 과달루페 성모를 멕시코로 가져옴으로써, 원주민들이 유색인종인 과달루페 성모를 큰 이질감 없이 받아들이게 하는데 한몫했다. 그 이전에, 아즈텍 제국의 멸망으로 좌절에 휩싸인 당시 멕시코 원주민들이 의지할 수 있었던 유일한 희망은 오로지 메소아메리카의 대모이자 여신인 토난친에게 있었다. 헌데 이 토난친의 사원이 바로 테페약 언덕에 있었다는 것. 따라서 테페약 언덕의 성모발현은 멕시코 원주민들이 토난친을 과달루페 성모와 동일시하여 카톨릭을 받아들이는데 크게 기여했고, 그로부터 7년 후에 카톨릭 성도가 800만으로 증가했다고 하는데! 역사적으로 카톨릭 사회는 인간 마리아를 신격화 하기 위한 효과적인 전략으로 '초자현적 현상을 동반한 성모의 발현'을 사용해왔다는 내용은 정말 놀라웠음.

성모의 발현과 그 역사적 배경에 대해 아마도 수백년전부터 지금까지 여러가지 해석이 난무했을터. 이리저리 무수히 떠들어봐도, 변하지 않는 사실은 과달루페 성모의 존재가 멕시코안에서 이미 막강하여 수호신 그 이상으로 자리잡았고 멕시코의 절대적인 상징이 되었다는 것!  과달루페 성모가 진실이냐 허구냐를 따지는 건 더이상은 무의미하다. 이미 부인할 수 없는 멕시코의 역사의 일부로 남았고, 그것의 존재 자체가 지금의 멕시코가 있기까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 더욱이..ㅎㅎ


 

성당 안에 수많은 빈 좌석이 있었지만 몇몇 분들은 이렇게 앞에 나와서 기도를 하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무릎꿇게 만드는가?


 

그리고 진심어린 염원이 담겨있는 수많은 봉헌 양초들.

 

 

멋진 시내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테페약 언덕! 야경이 참으로 멋있을 것 같다. 난 의외로 겁이 많아 홀로 여행 중에는 야경을 놓치는 경우가 대다수...밤에는 혼자서 절대로 안돌아다니기 철칙을 고수하느라.. 이럴것이면 왜 혼자왔을까ㅠㅠ 이럴때 듬직한 파트너가 내 곁에 없음에 굉장히 슬프다. 원래도 없었지만 ㅋㅋ 이 멋진 광경을 보는 수많은 연인들 사이에서 홀로 방황하는 내 모습이 하도 처량해서 남몰래 눈물을 훔치다. 쓰윽... 푸하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나 편안해 보여서 한 컷 도촬, 도망가지 않는 비둘기들과... ㅋㅋㅋ



일명 '나 여기 다녀왔소' 인증샷 투척!

 

 

성당을 벗어나 이제 다시 지하철 역으로! 숙소로 돌아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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